[스포티비뉴스=임정우 기자] ‘늦깎이 신인’ 정한밀(26, 삼육두유)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한밀은 21일 경기도 포천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 브렝땅-에떼코스(파 72)에서 열린 한국 남자 프로 골프(KPGA) 코리안 투어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총상금 5억 원) 2라운드에서 보기 1개와 버디 6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한 정한밀은 단독 선두 맹동섭(30)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은 정한밀이 KPGA 코리안 투어에서 치르는 첫 번째 경기다. 신인이 프로 첫 대회부터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정한밀이 그 어려운 일을 해나가고 있다. 정한밀은 이틀 동안 보기는 단 2개로 막고 버디를 11개 쓸어 담으며 9타를 줄였다.
데뷔전을 치른 정한밀은 “KPGA 코리안 투어 첫 경기였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실수가 몇 번 나왔지만 9언더파라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서 기쁘다”며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한 타 한 타에 집중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컷 통과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정한밀은 특이한 목표를 새롭게 설정했다. 그것은 바로 닥공(닥치고 공격)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그는 “컷 통과라는 목표를 이룬 만큼 남은 라운드에서는 공격적으로 경기를 치를 생각이다. 마음이 편한 만큼 더욱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한밀의 게임은 공격적이고 재미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한밀은 보통 골프 선수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어린 시절에는 축구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나 6살 때 심장 수술을 받은 정한밀에게 축구 선수는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축구 대신 골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뒤늦게 골프를 시작한 정한밀은 골프에 전념하기위해 필리핀으로 넘어갔다. 피나는 노력 끝에 골프 입문 4년 만에 준회원 자격을 획득했지만 정한밀은 만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프로 골프(PGA) 투어 진출이라는 더 큰 꿈을 품었다. 정한밀은 PGA 투어 차이나 시드를 획득하며 자신의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발목이 부러지며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됐다.
그는 “심장 수술로 인해 축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골프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열심히 연습을 했다. 다행히 성적이 잘 나오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이 때 발목이 부러졌다. 시즌 중이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됐지만 순간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축구를 했다가 크게 다쳤다”면서 “부상을 당하고 난 뒤 골프의 소중함을 처음 알게 됐다. 골프 선수로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골프에만 집중할 생각이다”고 이야기했다.
돌고 돌아서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정한밀의 올 시즌 목표는 신인왕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는 “신인왕을 꼭 타고 싶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는 것이 신인왕이기 때문에 욕심이 난다”며 “김남훈, 박장호 등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지만 한 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신인왕을 거머쥘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정한밀은 “한국에서 특별한 성적을 낸 적도 없는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특히 삼육 두유와 순천 우즈 골프 연습장 관계자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더 열심히 해서 최고의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정한밀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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