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과 우승컵을 들고 있는 이상희 ⓒ KPGA

[스포티비뉴스=임정우 기자] 말 한마디보다 따듯한 아버지의 웃음이 이상희(25, 호반건설)를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이상희는 7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 71)에서 막을 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4승을 달성한 이상희가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이상희는 어린나이부터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2011년 이상희는 19세 6개월의 나이로 한국 프로 골프(KPGA) 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 무대에 뛰어 들었다. 2012년에는 KPGA 선수권 우승과 함께 KPGA 대상, 일본 큐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하지만 슬럼프가 찾아왔다. 날카로웠던 이상희 샷이 흔들리면서 리더보드 상단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거기에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 이홍식 씨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이상희의 고민은 커져만 갔다.

이상희는 포기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연습에 매진했다. 피나는 노력은 성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6년 이상희는 SK텔레콤 우승을 비롯해 일본 프로 골프 투어(JGTO) 미즈노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 온 뒤 땅이 굳듯 이상희는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 찬란한 미래만이 이상희를 기다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애꿎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상희는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던 때 기흉에 걸리며 휴식을 취해야했다.

지난해 8월 KPGA 선수권 대회에 맞춰 복귀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연습 부족으로 인한 자신감 하락은 시즌 후반기 부진으로 이어지며 일본 투어 상금 랭킹 64위로 마감했다.

이상희는 63위까지 주어지는 풀 시드를 1등 차이로 놓치게 됐다. 사실 이상희는 풀 시드 획득을 눈앞에 뒀었다. 하지만 카시오 오픈이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되면서 상금도 75%만 반영됨에 따라 부분 시드를 받게 됐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이상희의 일본 투어 풀시드 획득 실패는 매경오픈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상희는 모든 일본 대회 출전이 어려워지자 한국 투어에 집중하겠다고 올 시즌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 프로 골프(KPGA) 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공동 21위로 샷감을 조율한 이상희는 두 번째 출전한 대회인 매경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게 됐다.

1차 목표를 달성한 이상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새로운 계획을 수립했다. 그것은 바로 한국오픈 우승과 제네시스 대상, CJ컵 출전권을 얻는 것이다. 이상희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하는 SK텔레콤 오픈에서 세 가지 계획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 아버지와 포옹하는 이상희 ⓒ KPGA

이상희가 험난한 길을 이겨내고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이다. 헌신적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은 이상희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아버지 이홍식 씨는 아들에 우승이 확정된 직후에도 “고생했다”라는 말 이외에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지만 웃음으로 축하를 대신했다.

이상희는 아버지의 웃음 뒤에 큰 뜻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무뚝뚝하시기 때문에 크게 표현을 하지 않으신다. 대신에 웃음을 날려주신다. 아버지의 웃음은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되는 이유이자 원동력이다. 아버지를 많이 웃을 수 있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8일 이상희는 JGTO 일본 PGA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이번 주 좋은 분위기를 살려 일본 첫 우승을 일궈내겠다는 이상희. 그의 거침없는 도전은 계속된다.

[사진] 이상희 ⓒ KPGA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