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환 ⓒ KPGA

[스포티비뉴스=임정우 기자] 잡힐 듯 안 잡히는 것만큼 애타는 일도 없다. 김기환(26, 볼빅)도 그랬다. 샷과 퍼트가 나쁜 것도 아닌데 좀처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김기환의 2017년 행보가 심상치 않다

91년생 김기환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컴퓨터 스윙’이라고 불린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컴퓨터처럼 스윙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기환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컴퓨터 스윙을 앞세워 2012년과 2015년 한국 프로 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저타수상인 덕춘상을 수상하며 투어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김기환은 슬럼프에 빠졌다. 자신에게 쏠리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2016년 김기환은 11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컷 탈락도 세 번이나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던 김기환이 중하위권을 전전하는 선수가 됐다.

좋지 않은 성적에 김기환은 큰 충격을 받았다. 초등학교 시절 야구를 그만두고 골프를 택한 이후 찾아온 가장 큰 시련이었다. 김기환은 “이상하게 성적이 안나왔다.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더 답답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명예 회복을 위해 김기환은 연습에 매진했다. 2016년 실패를 자양분으로 삼아 부활을 위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러나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김기환은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부터 2차 카이도 시리즈 2017 카이도 드림 오픈까지 특별한 성적을 내지 못하며 팬들에게서 잊혀져갔다.

부진이 계속되자 김기환은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그는 “한국오픈을 앞두고 모든 것을 내려놨다. 우승, 스코어 등 성적과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대신 골프 자체를 즐기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그토록 나오지 않던 성적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출전한 첫 대회인 한국오픈에서 김기환은 사고를 칠 뻔 했다. 김기환은 한국오픈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첫 우승 기회를 놓쳤지만 디 오픈 출전권을 획득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는 “욕심을 버리자마자 준우승이 찾아왔다. 알다가도 모르는 게 골프인 것 같다”며 “욕심을 버리고 골프를 즐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김기환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오랜 만에 성적의 맛을 본 김기환의 어깨에는 힘이 들어갔다. 한국오픈 다음으로 출전한 3차 카이도 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V1 오픈에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김기환이 다시 택한 선택은 욕심 버리기였다. 김기환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KPGA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다. 욕심 버리기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김기환은 다시 한 번 준우승을 차지하며 확실하게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부활에 성공한 김기환은 29일부터 나흘간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컨트리클럽 리드, 레이크 코스(파 71)에서 열리는 카이도시리즈 NS홈쇼핑 군산CC 전북 오픈(총상금 5억원)에 출전해 프로 데뷔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기환은 “현재 샷감이 좋은 만큼 퍼트만 잘 떨어져 준다면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욕심을 부릴 생각은 없다. 한 타 한 타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김기환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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