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JLPGA 투어 캣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이보미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경기력이) 풀리지 않을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더군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슬럼프에서 탈출할 때 점점 강해지고 있었어요. 7년간의 소원을 이루려고 합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저는 정말 스토리가 있는 선수 같아요."

일본 여자 프로 골프(JLPGA)에서 뛴 지 어느덧 7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2011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보미(29, 노부타그룹)는 2012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개인 통산 20승을 거두며 일본 필드를 점령했다.

이보미의 일본 무대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JLPGA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2015년과 지난해에는 J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상금왕도 2년 연속 차지한 이보미의 상승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이보미는 올 시즌 슬럼프에 빠졌다. 출발은 좋았다. 올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는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시즌 첫 우승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총 17개 투어에 나섰지만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5번에 그쳤다. 3번 컷 탈락하는 수모도 겪었다.

일본 진출 이후 좀처럼 겪지 못한 부진이었다. 그러나 6월 말 열린 어스 몬다민 컵에서 공동 7위에 오른 뒤 부활의 조짐이 보였다. 이후 열린 대회에서 2번 10위권에 진입한 이보미는 마침내 '지각 첫 승'을 신고했다.

▲ 2017년 JLPGA 투어 캣 레이디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칩 샷을 치고 있는 이보미 ⓒ Gettyimages

이보미는 올 시즌 18번째 출전한 JLPGA 투어 캣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마침내 첫 우승 갈증을 해소했다. 그는 20일 일본 가나가와현 다이하코네 컨트리 클럽(파73, 6704야드)에서 열린 일본 여자 프로 골프(JLPGA) 투어 캣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았다.

최종 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한 이보미는 9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오른 배희경(26)과 기구치 에리카(일본)를 3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18번 도전해 얻은 값진 시즌 첫 우승이었다. 그의 부진은 올 시즌 JLPGA의 화젯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시즌 무리한 일정을 보냈다는 의견도 있었다. 장점인 아이언 샷과 퍼트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도 들었다.

그러나 이보미는 캣 레이디스 오픈에서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 대회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그는 자신만큼 첫 우승을 기원했던 갤러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보미는 JLPGA와 인터뷰에서 "우승에서 멀어지고 있는 순간, 갤러리와 팬 여러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열심히 격려해 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번 우승은 팬 여러분께 바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뒤늦게 첫 우승을 거둔 점에 대해 그는 "지난해까지 계속 컨디션이 좋았다. 1위로 계속 있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각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보미는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앞으로 저도 나이를 먹을 것이다. 앞으로 천천히 내려가고 싶다. 이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 2017년 JLPGA 투어 캣 레이디스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보미 ⓒ Gettyimages

그동안 경기가 풀리지 않아 가장 답답했던 이는 이보미 자신이었다. 그는 "(경기력이) 풀리지 않을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더라.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슬럼프에서 탈출할 때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21일은 그의 29번째 생일이다. 어느덧 서른을 눈앞에 둔 이보미는 "이런 점을 생각하면 나는 정말 스토리가 있는 선수다"고 털어놓았다.

이보미는 이번 우승으로 JLPGA 투어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지난해까지 퀄리파잉 토너먼트(QT)로 출전권을 얻은 선수는 1년 단위로 출전 등록을 하는 제도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대회 약관이 변경됐다. JLPGA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투어 정식 가입을 할 수 있다.

이에 이보미는 "7년간 노력했던 소원이 이뤄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골프협회의 히구치 히사코 고문(71)은 이보미의 부진 탈출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이보미의 스윙에 대해 조언했다. 이보미는 일본 매체 니칸스포츠에 "프로암에서도 히구치는 일흔이 넘었는데 나보다 똑바로 치신다. 그것을 보고 흉내 냈다"고 웃으며 말했다.

21번째 JLPGA 우승 컵을 품에 안은 이보미는 남은 시즌에서 다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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