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취재 조영준 기자 영상 김태홍 기자] "올해 성적에 스스로 점수를 매기면 75점입니다. 남은 25점은 제가 많이 부족해서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워요."

'남달라' 박성현(24, KEB하나은행)의 자기 평가는 별명처럼 남달랐다. 박성현이 4일 저녁 금의환향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박성현은 약 200여 명의 팬의 환호를 받았다.

박성현은 올 시즌 본격적으로 미국 여자 프로 골프(LPGA) 투어에 도전했다. 그는 최고 권위 대회인 US여자오픈과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시즌 2승을 달성한 박성현은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며 10월 신인왕을 확정 지었다.

올 시즌 LPGA에 데뷔한 박성현의 목표는 신인왕 등극이었다. 그는 신인왕은 물론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LPGA 투어에서 신인이 올해의 선수가 된 것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올해 박성현이 39년 만이었다.

박성현은 또 시즌 상금 233만 5천883 달러(약 25억4천만 원)를 벌어 상금 1위에도 오르며 3관왕을 차지했다.

여자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박성현은 데뷔 첫 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 정도의 성적이면 100점을 매겨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박성현은 올 시즌 자신의 점수를 '75점'으로 매겼다.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박성현의 생각이다.

▲ 2017년 LPGA 시즌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박성현 ⓒ 인천국제공항, 스포티비뉴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만족보다 보완점에 초점 맞춰

박성현은 올 시즌 23개 LPGA 투어에 참가했다. 그는 US여자오픈과 캐나다 여자 오픈에서 우승했고 11번 10위권에 진입했다. 올 시즌 가장 기복 없이 경기를 치른 박성현은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시즌 우승 횟수가 2회 정도에 그친 것을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성적표다. 올 시즌 평가에 대해 박성현은 "아직 멀었다. 만족스럽고 잘한 점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우승할 수 있었던 상황도 있었지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 개선할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지난 5월 볼빅 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10월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고진영(22, 하이트진로)과 우승 경쟁을 펼쳤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박성현은 4언더파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를 친 박성현은 고진영(최종 합계 19언더파)에게 2타 뒤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한 박성현이 팬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스포티비뉴스

수많은 국내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뒷심 싸움에서 고진영에게 밀리며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박성현은 "대회 마지막에서 우승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기회를 놓친 점이 매우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평소 박성현은 '완벽주의자'로 불린다. 주변의 칭찬에 아랑곳없이 연습에 집중하는 그는 자신에게 엄격하다. 장타와 정교한 퍼팅 능력을 동시에 갖춘 그는 골프에 관해서는 조그만 지식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런 노력은 올 시즌 그를 최고의 자리로 이끌었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한 집념은 이번에도 드러났다.

박성현은 올 시즌 바람 부는 날에 약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바람에 대한 걱정이 있다. 제 볼이 탄도가 높다는 점도 느낀다. 이런 점은 동계 훈련에서 대비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성현 ⓒ 인천국제공항, 스포티비뉴스

내년에는 평균타수상과 시즌 3승이 목표

박성현을 비롯한 많은 골퍼가 탐내는 상은 '평균타수상'이다. 시즌을 치르며 누가 가장 완벽한 경기를 했는지가 여기에서 나타난다.

박성현은 "평균타수 1위는 제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욕심을 냈다. 아쉽지만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박성현은 내년 시즌 3번 우승을 하는 것에 목표를 세웠다. LPGA의 경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내년에는 고진영이 미국 무대에 데뷔한다. 여기에 기존 한국 골퍼들도 버티고 있고 렉시 톰슨(미국)과 세계 랭킹 1위 펑샨샨 그리고 태국의 쭈타누깐 자매(모리야, 에리야)도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승수를 쌓기는 쉽지 않다. 박성현은 "올해는 두 번 우승했는데 내년에는 3승을 목표로 잡았다. 구체적인 부분은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시즌을 마친 뒤 박성현은 미국 플로리다주 저택에서 언니와 시간을 보냈다. 또한 일본과 사이판을 여행한 뒤 귀국했다. 박성현은 "국내에는 보름 정도 머물 예정이다. 스폰서 일정도 잡혀있고 미국에 들어가면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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