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재 ⓒ PGA TOUR

[스포티비뉴스=임정우 기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에요. 그 어렵다는 웹닷컴 투어에서 우승을 했다니 믿기지가 않네요”

임성재(20, CJ대한통운)가 미국 프로 골프(PGA) 웹닷컴 투어 개막전으로 펼쳐진 바하마 그레이트 엑슈마 클래식(총상금 60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한국 남자 프로 골프(KPGA) 코리안 투어와 일본 남자 프로 골프(JGTO)에서 지난해까지 활약하던 임성재가 미국행을 결정한 이후 출전한 공식적인 웹닷컴 투어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 JGTO 상금 랭킹 12위에 오른 임성재는 23개 대회에 출전해 22번 컷을 통과하고 9번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임성재는 이곳에서도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번 대회 첫날 공동 20위에 오른 임성재는 둘째 날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3라운드에는 임성재가 주춤했다. 임성재는 강한 바람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회 셋째 날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임성재는 “3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를 때 경기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서 우승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렵게 기회를 잡은 만큼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 4라운드에서 이를 악물고 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는 임성재가 3라운드와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강한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임성재의 드라이버 샷과 아이언 샷은 페어웨와 그린을 벗어나지 않았다.

퍼트 역시 날카로웠다. 그동안 임성재가 우승 경쟁을 펼칠 때마다 발목을 잡은 것은 퍼트였지만 이번 대회 마지막 날에는 달랐다. 임성재의 버디 퍼트는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고 7언더파를 완성하고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경기 초반 버디가 나오면서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스코어를 끝까지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침착함을 잃지 않고 끝까지 경기에 집중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이 임성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는 크다. 임성재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임성재는 단 한 경기 만에 자신에게 물음표를 지우는 데 성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성재는 19세 9개월 17일의 나이로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제이슨 데이(19세 7개월 26일)에 이어 웹닷컴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로 어린 선수로 등극하며 PGA 투어에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

임성재는 “꿈에 그리던 우승을 한국과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먼저 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선배들을 통해 웹닷컴 투어에서 살아남는 것조차도 어렵다고 들었기 때문에 더욱 더 믿기지 않는 것 같다. 그 어렵다는 웹닷컴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임성재는 다음 대회와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그는 “우승을 했다고 해서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우승을 통해 PGA 투어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만큼 꼭 톱25 안에 들어서 꼭 직행 카드를 거머쥐겠다”고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사진] 임성재 ⓒ PGA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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