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NH농협은행 동호인 테니스 대회 여자 국화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미주(왼쪽) 씨와 김신자(오른쪽) 씨 가운데는 고 씨의 딸 곽태연 씨 ⓒ 고양시 농협대,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고양, 조영준 기자] 동호인 테니스는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된다. 또한 삶의 낙을 찾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인생이 되기도 한다.

고미주(51, 명문/풀잎) 씨는 국내 동호인 테니스의 최강자다. 그는 전국 동호인 대회에서 110회 이상 정상에 올랐다. 현 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KATA) 여자부 랭킹 2위인 고 씨는 10년 연속 연말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동호인 테니스 대회가 열리면 많은 이들은 그를 '우승후보 1순위'로 꼽는다.

고 씨는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 농협 대학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제1회 NH농협은행 동호인 테니스 대회 여자 국화부(상급자 선수 출전) 결승에서 김신자(53, 토요테/천지썬) 씨와 호흡을 맞췄다.

고미주-김신자 조는 국화부 결승전에서 최영덕(58, 공주클럽/화이팅)-지남용(57, 아침햇살) 조를 6-5<3>로 이겼다. 국화부 우승 컵을 들어 올린 고 씨를 자랑스럽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딸 곽태연(27) 씨였다.

곽 씨는 어린 시절 매주 동호인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한 어머니를 익숙하게 지켜봤다. 부모님은 모두 테니스에 푹 빠졌지만 곽 씨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정현(22, 한체대, 세계 랭킹 19위)이 테니스 붐을 일으키며 어머니를 쫓아 테니스 코트를 찾았다.

고 씨는 "최근 딸이 정현 선수 영향을 받고 테니스를 시작했다. 이제 초보자고 한 달이 넘었는데 정말 (테니스가) 재미있다고 하더라. 20년 간 엄마 경기를 한 번도 안 봤는데 오늘 처음 응원 왔다"고 말했다.

▲ 제1회 NH농협은행 동호인 테니스 대회 국화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고미주-김신자 조 ⓒ 고양시 농협대, 스포티비뉴스

곽 씨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매주 1등 트로피를 들고 오셨다. 그때는 테니스가 쉬운 줄 알았다"며 "직접 쳐보니 엄마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동호인 테니스는 자신의 새 삶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가족애를 두텁게 만들었다.

김신자 씨는 "아들이 둘 있는데 남자아이들이다 보니 축구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러나 저와 남편이 모두 테니스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고 씨에게 테니스는 떼어놓을 수 없는 인생이 됐다. 그는 "테니스가 인생이 됐다 20년 간 이 운동만 했다. 다른 것도 시도했지만 테니스에 많이 중독됐다. 그래서 다른 것은 쉽게 할 수 없더라"고 설명했다.

고 씨는 2002년 처음으로 동호회 랭킹 1위에 올랐다. 1년에 우승을 많이 할 때는 13번 정도였다. 이러다 보니 그가 코트에 서면 동호인들은 그의 경기에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실제로 농협 동호인 테니스 대회 결승전에서 고 씨의 움직임을 동영상으로 찍는 이들이 많았다.

테니스로 새 삶을 설계한 고 씨는 새 기쁨이 생겼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테니스를 사랑하는 딸과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고 씨는 "딸은 이제 초보자지만 힘은 저보다 좋더라"며 웃었다. 곽 씨는 "엄마를 따라잡기는 아직 한참 멀었다"며 "그러나 이왕 시작했으니 끝까지 한다면 저도 엄마와 그 자리를 빛내고 싶다"고 말했다.

국화부 우승을 차지한 고 씨와 김 씨는 "농협 대학교 코트에 왔는데 공기도 좋고 소풍을 나온 느낌이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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