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오재원(왼쪽)과 최주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시즌에 걸쳐 치열한 자리 싸움을 펼친 결과 둘 다 살아남았다. 두산 베어스 2루수 오재원과 최주환이 경쟁 끝에 상생하고 있다.

지난해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2008년부터 9년 동안 두산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오재원이 타격 부진에 빠진 게 발단이었다. 타격에 신경을 쓰다 보니 견고했던 수비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재원은 지난해 127경기 타율 0.237 OPS 0.685 7홈런 40타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오재원의 위기는 11년 동안 백업 생활을 한 최주환에게 기회였다. 최주환은 전반기 76경기에서 타율 0.308 5홈런 40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아울러 생애 첫 올스타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최주환은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129경기 타율 0.301 OPS 0.794 7홈런 57타점으로 지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를 맞이하면서 두 선수는 함께 칼을 갈았다. 오재원은 주전 2루수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미국 유학까지 다녀오며 타격 훈련에 힘을 쏟았다. 최주환은 지난해에 친 안타 120개 영상을 모두 돌려보며 보완할 점을 확인했고, 조금 더 배트 중심에 공을 맞혀 장타를 늘리자는 결론을 내렸다.

시즌을 1/3 정도 치른 지금 두 선수는 함께 빛을 보고 있다. 오재원은 44경기에서 타율 0.316 OPS 0.793 3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땀의 가치를 증명했다. 4월 타율은 0.254로 주춤했지만, 5월 들어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5월 타율 0.370 1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하위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최주환은 장타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장타율이 지난해 0.424였는데, 올해는 0.567까지 올랐다. 올해 2루타는 17개로 지난해 16개를 넘어섰고, 3루타는 6개로 지난해와 같다. 장타가 늘면서 자연히 타점 생산력까지 좋아졌다. 최주환은 40타점을 기록하며 25일 현재 이대호(롯데, 42타점)에 이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선수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유격수 김재호와 내야진을 이끄는 오재원을 다시 주전 2루수로 고정하고, 타격이 좋은 최주환은 유틸리티 요원으로 활용했다. 주로 지명타자로 쓰면서 필요에 따라 2루와 3루 수비를 맡기고 있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놓였던 두 선수는 이제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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