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모두가 우려했던 결정을 내렸다.
넥센은 25일 고척돔 롯데전을 앞두고 올해 1라운드 지명 신인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학창 시절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아마추어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안우진은 구단 자체 징계 50경기가 끝난 24일부터 등록이 가능했다. 넥센은 2군 등판도 없이 안우진을 1군에 바로 투입했다.
넥센으로서는 말 그대로 구단 일대의 도박이다. 넥센은 지난 23일 마무리 투수 조상우와 주전 포수 박동원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당하면서 조사 협조를 위해 1군에서 말소했다. 안우진은 애초 징계가 끝난 뒤 퓨처스 등판으로 구위를 점검하고 1군에 올라올 계획이었으나 이 사건으로 콜업이 앞당겨졌다.
올해 초 구단주 구속 사태부터 조상우, 박동원까지 이미 구단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넥센은 안우진 콜업으로 야구단의 사회적 책임감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정점에 섰다. 지금 조상우의 자리를 채울 투수 요원 가운데 안우진의 공이 가장 좋다 하더라도, 지금 넥센은 1승이 중요한 게 아니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더 필요했다.
1군에 등록된 안우진은 구단의 기대대로 꽤 성공적인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25일 팀이 13-2로 크게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이 153km까지 나왔고 1사 1, 2루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 운영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날 9회 등판해 첫 공을 던지기 전 관중석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던 안우진은 경기를 마친 뒤 구단을 거쳐 "등판 전에는 저 때문에 실망하신 팬들께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실력을 떠나 좋은 사람부터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우진이 진심으로 지난 일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에게 쏠린 화살은 피할 수 없다. 그는 조상우, 박동원이라는 선배들에게 따라붙은 비난까지 온몸으로 받고 있다. 그를 지금 마운드에 올려 모든 이들의 시선 한가운데 서게 한 구단의 결정이 그를 더 돌아올 수 없는 막다른 길로 몰게 하는 것은 아닐까. 안우진의 데뷔는 구단만이 바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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