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가 폭행 피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우영 기자] 우리의 꿈이 망가질까봐, 그래서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하고 우리끼리 담아두고 있었을 뿐이라는 게 너무 슬프다. 지금도 (다른 멤버들은) 이런 사실을 밝히면 음악을 하지 못할까봐 말을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대신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4년 동안 상습적으로 폭언, 폭행을 당했다는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이은성, 정사강, 이우진, 이석철, 이승현, 김준욱)가 용기를 냈다. 소속사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가요계를 넘어 사회에서도 아동학대, 인권유린 등이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19일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멤버 폭행 피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멤버 이석철이 참석해 폭행 주요 사건 경과와 증거 등을 공개했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폭행 피해는 지난 17일 알려졌다. 소속사 회장과 프로듀서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것. 멤버 전체가 10대 미성년자이기에 충격은 컸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약 14개월 전 담당 프로듀서가 지도교육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한 걸 인지했고, 대화를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멤버와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지난 일이 불거졌고, 해당 프로듀서는 퇴사했다고 전했다. 김창환 회장의 폭언은 사과하지만 폭행 방조 의혹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밝혔다.

더 이스트라이트 리더이자 대표로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석철은 더 이스트라이트는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지하 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옥상 등에서 여러 차례 야구 방망이 등으로 엉덩이 등 신체를 상습적으로 맞았다.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받았고, 김창환 회장은 폭행 현장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고 살살하라고 방관했다. 대표는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에 출연시키기도 했고, 현재 멤버이자 내 동생 이승현은 수많은 협박과 폭력의 트라우마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석철은 다른 멤버들도 발설하면 죽인다는 협박을 받았고, 우리는 상습적으로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을 당했다.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상처를 보셨지만 협박 때문에 겁이 나고 두려워서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더 이상 멤버들에 대한 상처를 방관할 수 없었다. 가요계에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폭행 주요 사건 경과를 밝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3월부터 20176월까지, 여러 차례 폭행이 있었다. 폭행의 이유도 다양했다. 이유 없이 화를 내면서 때린 적도 있고, SNS 팔로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맞았다.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안마의자가 찢어졌다는 이유로,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멤버들은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가 폭행 피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공|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소속사가 앞서 밝힌 폭행을 한 프로듀서의 퇴사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재발 방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해당 프로듀서가 복귀해 멤버 이승현이 이를 항의하자 일방적인 결정으로 퇴출됐다고 밝혔다. 최근 스케줄에서 이승현이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한 것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더 이스트라이트는 회사의 숙소와 레슨 지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쓰고 있는 악기는 모두 개인 악기이며, 레슨도 개인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각자의 꿈을 꾸다가 더 이스트라이트에 합류해 회사에서의 레슨으로 실력이 더 늘 것을 꿈꿨지만 교육은 없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이 살고 있는 원룸 역시 부모님이 얻어준 것이라고 밝혔다.

자리에 참석한 이석철은 회사에는 CCTV가 없기 때문에 영상이나 누군가 촬영한 영상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맞았던 몽둥이 같은 것을 증거로 가지고 있고, 사진도 현재 확보한 상태다. 현장 녹음은 당시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김창환 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나 멤버들과 대화를 한 내용은 녹취를 해뒀다이 일로 인해 법적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면 조사를 받을 것이고, 솔직하게 다 털어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석철은 너무 두려운 점은 4년 동안 폭행을 당하고 협박을 당해도 말하지 못한 이유는 우리의 꿈이 망가질까봐였다. 멤버 모두가 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늘 그런 협박을 당해서 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음악하는 것을 응원해준 분들에게 상처를 드려서 죄송하고, 부모님에게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신고도 하지 못해서 너무 슬프다. 가요계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이런 일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한편, 더 이스트라이트는 멤버 전원이 10대로 구성된 보이 밴드로 지난 2016‘Holla’로 데뷔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