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가을 야구에서 중요한 고비를 맞았다.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에 2-3으로 패했다. 미리 3위를 선점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를 느긋하게 기다렸던 한화지만 오히려 이제 넥센을 추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자그마치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한화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총 1만3000송이의 장미꽃을 하나씩 일일이 관중석에 붙여두고 입장할 팬들을 기다렸다. 10년 간의 부진에도 변함 없이 팀을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선물이었다. 팬들은 예매 시작 15분 만에 표를 매진시키며 기대를 드러냈다.

그런데 장미 향에 홀린 듯 헤맨 건 선물을 받은 팬들이 아니라 선수들이었다. 이날 한화는 12안타 3볼넷으로 2득점에 그치며 공격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줬다. 상대 팀도 실책이 4개나 나오는 등 정상적인 플레이는 아니었지만 한화는 1회부터 도루자, 주루사가 나오면서 경기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찬스에서 결정적인 타점이 나오지 않으며 잔루도 13개나 됐다. 결정적으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은 8회 이용규가 초구를 건드려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호잉도 1루수 땅볼로 아웃돼 이닝을 마친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경기 후 "용규 정도 선수면…"이라는 말로 초구 아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는 1차전의 향방이 매우 중요하다. 한화는 넥센전 성적이 좋지 않던 에이스 키버스 샘슨을 뒤로 빼고 대체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헤일을 선발 등판시키며 1차전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헤일 카드는 소모한 반면 경기는 잡지 못했다.

가을 야구에서 필요한 것은 개인 성적도, 팀 분위기도 아닌 승리다. 이제는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응집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11년 만의 가을 야구라고 해서 더 관대해지는 것은 없다. 모두가 오랜 만에 맛보는 가을 향기에 취해 있을 때도 더그아웃 만큼은 냉정한 판단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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