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치 대기' 이강인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실망할 이유는 없다.

이강인(발렌시아)는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데메스타야에서 열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최종전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발렌시아는 맨유를 2-1로 꺾었지만 이강인은 벤치를 지켰다.

17세의 이강인은 이번 시즌 발렌시아 2군 팀에서 활약한다. 월반해 성인 무대에 진출했다. 에브로와 치른 코파 델 레이 32강 1,2차전에도 모두 나섰다. 발렌시아의 기대를 받는 선수다.

이번 맨유전 출전이 예상된 것 역시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발렌시아는 유로파리그 시드를 따내기 위해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맨유 역시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한 가운데 발렌시아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으면 이강인의 경험을 위해 교체 카드를 쓸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선택은 에세키엘 가라이, 페란 토레스, 로드리고였다. 가라이는 라토의 부상 악재에 대처하기 위한 카드였다. 토레스와 로드리고는 1군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 가는 선수들. 후반 시작과 함께 2골 리드를 벌었지만 쉽게 볼 경기 양상은 아니었다. 당연한 판단이다.

이강인의 출전은 좌절됐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여전히 17세의 선수는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데포르티보발렌시아노'는 지난 6일 "발렌시아 유스의 보석 이강인의 능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세군다 디비시온 B(3부 리그)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이강인을 신중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UCL 출전 명단에 든 것 자체가 큰 경험이다. 맨유처럼 강한 팀, 그리고 스타플레이어들과 같은 피치에 선다는 것 자체가 배움이다. 이강인이 성인 무대에 공식 데뷔한 에브로는 같은 3부 리그 소속이었다. UCL을 준비하는 과정을 1군과 함께했다는 것도 중요하다.

17세 이강인은 아직 한국으로 치자면 고등학생 나이다. 고교 선수가 UCL 출전 명단에 든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할 일이다. 10대의 나이에 중요한 것은 'UCL에 데뷔했다'는 타이틀이 아니라 선수로서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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