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리지 않는 경기에 답답한 호날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마지막 날 의외의 결과가 쏟아졌다. 각 리그 챔피언들만 모였다는 그 이름대로 치열했다.

레알마드리드, AS로마, 빅토리아플젠, CSKA모스크바가 속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G조 최종전이 13일 오전 2시 55분(이하 한국 시간) 일제히 킥오프했다. 레알이 1위, 로마가 2위를 확정한 가운데 레알은 홈에서 모스크바와, 로마는 플젠 원정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레알과 로마 모두 패하면서 자존심만 구겼다.

뒤이어 13일 오전 5시 킥오프한 경기에서도 이변은 나왔다. 유벤투스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었지만, 각각 영보이즈와 발렌시아에 덜미를 잡혔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더 간절하게 뛴 약자들이 승리를 거뒀다.

◆ 레알 3골 차 완패, 역사상 가장 큰 패배

레알은 '안방'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0-3 완패했다. UEFA는 이번 레알의 패배가 역대 홈에서 기록한 가장 큰 점수 차 패배라고 설명했다.

레알의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비니시우스와 아센시오가 화려한 드리블과 과감한 슈팅으로 CSKA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해결사'는 부족했다. 득점이 터지지 않으면서 경기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렀다.

전반 37분 시구르드손의 패스를 받은 샤로프에게 실점했다. 전반 43분 페르난데스의 슈팅이 쿠르투아 골키퍼를 맞고 뜨자 셴니코프가 마무리했다. 홈에서 리드를 빼앗긴 레알이 베일, 크로스, 카르바할이 연속 교체 출전하며 후반전에도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오히려 후반 28분 시구르드손에 실점하면서 대패했다.



◆ 주전 부상과 일부 로테이션 속, 로마 패배

로마도 플젠 원정에서 1-2로 패배했다. 골키퍼와 1,2명 필드 플레이어를 제외하면 주전급 선수들이 출전했다. 제코를 비롯해 부상자가 여럿 있었던 것도 변수긴 했다.

후반 17분 코바리크가 플젠의 첫 골을 뽑제 윈데르가 6분 뒤 동점 골을 기록했다. 1-1 균형을 맞추고 4분 만에 초리가 플젠에 다시 리드를 안기면서 결국 플젠이 안방에서 승리를 거뒀다. 플젠과 CSKA는 같은 승점 7점을 기록했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서며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 호날두 풀타임에도, 유벤투스 영보이즈에게 덜미

홈 경기에서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려는 영보이즈의 공세가 만만찮았다. 수비에 신경을 쓰지만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치기도 했다. 유벤투스가 먼저 2실점했다.전반 28분 산드루가 공을 다투면서 응가말레우를 넘어뜨리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오아로의 슛은 골문 구석을 찔렀다. 후반 23분 응가멜라우의 스루패스가 오아로를 향했고 수비 1명을 제친 뒤 득점에 성공했다.

호날두도 경기력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워낙에 영보이즈 수비의 항전이 강했다. 더글라스 코스타의 돌파를 연이어 몸으로 저지하는 장면에서 그 투지를 읽을 수 있었다.

유벤투스는 후반 27분 수비수 데 실리오를 빼고 공격수 디발라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후반 35분 디발라가 득점에 성공해 1골을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영보이즈는 무너지지 않고 '대어'를 낚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로테이션' 맨유, 자책골로 자멸

맨유는 일부러 힘을 빼고 나선 것이 맞다. 주말 리버풀전에 대비해야 했고, 유벤투스가 영보이즈를 잡으면 어차피 조 1위는 할 수 없었다. 프레드, 마르코스 로호, 안토니오 발렌시아,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등과 로테이션 멤버 다수가 출전했다.

물론 패배를 바랐을 리 없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듯 전반전은 무기력하게 뛰었다. 전반 17분 카를로스 솔레르에게 실점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로호를 빼고 애슐리 영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꾸나 했지만, 후반 2분 만에 필 존스가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자멸했다. 집중력이 떨어진 기색이 역력했다.

후반 중반 이후 마커스 래시포드, 제시 린가드가 투입되면서 조금 살아난 것이 위안. 후반 42분엔 겨우 동점 골을 기록했지만 따라잡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 동기부여 부족이 만든 의외의 결과

동기부여가 앞선 팀들이 승리를 거뒀다. 플젠과 CSKA는 유로파리그라도 가기 위해 승리가 필요했다. 경쟁 팀에 비해 각각 레알과 로마의 우위가 예상됐던 만큼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 봤을 터. 반면 순위를 이미 확정한 팀들은 의외의 일격을 당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일단 다음 라운드 진출에 문제는 없었으나 팬들은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특히 레알은 홈 팬 앞에서 3골 차 완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H조 양상도 마찬가지다. 유벤투스는 승리를 예상하고 왔을 터. 영보이즈는 이전까지 1무 4패를 기록하며 능력 부족을 절감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발렌시아 역시 유로파리그 시드를 받기 위해 승리가 필요했다. 주전들을 가동한 이유다. 맨유 선수들의 몸값만 본다면 발렌시아가 전력적 우위에 있다고 보기엔 어려웠지만 훨씬 활발하고 간절하게 뛰면서 승리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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