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우가 답변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상암동, 유현태 기자] "부담감이 컸다. 잠도 안 자고 분석했다."

대구FC는 4일 서울 중소기업DMC센터에서 한국 축구 대표 팀 골키퍼 조현우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의 데 헤아'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환상적인 선방을 펼쳐 '한국의 데 헤아'로 발돋움했다.

조현우는 "대단한 선수가 아닌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관심이 큰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현우는 "부담감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 기회가 오면 팬들이 원하는 골키퍼의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잠도 안 자고 분석했다"면서 간절하게 경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현우와 일문일답.

▲ 조현우 ⓒ한희재 기자

- 소감은.

대단한 선수가 아닌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관심이 큰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응원에 감사하다. K리그를 사랑하고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다.

- 헤어스타일의 이유가 있는지.
아내가 이 헤어스타일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대구 팬 분들도 좋아한다. 앞으로 은퇴할 때까진 이 머리를 고집할 것이다. 머리 색은 다비드 데 헤아를 좋아해서 따라한 것도 있다.

- 바쁜 일정을 보냈을 텐데. 인기를 실감했나.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환호가 쏟아져서 믿기지 않았다. 뉴스에도 나왔고 가족과 주말은 쉬었다. 구단 일정 때문에 바쁘게 움직였지만 감사하다. 지나갈 때마다 팬들이 많이 알아봐주셔서 행복하다. 조현우라는 이름을 다들 많이 알게 돼 설레기도 한다.

- 아내에 대한 애정을 자주 표현한다.
대구FC가 강등돼 K리그2까지 내려갔다. 힘들 때, 아플 때 항상 ‘최고’라고 말을 해줬다. 내조를 잘해줘서 고맙다. 월드컵 동안에도 힘든 일이 있었는데 꿋꿋이 이겨내줘서 고맙다. 개인적으론 정말 큰 존재라 감사하다고 자주 표현한다.

- 아시안게임 출전은.
지금 한국 들어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았고 따로 연락받은 것은 없다. 기회가 생기면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병역 문제를 두곤 28살에 상주 상무에 가려고 했다. 아시안게임에 가지 않더라도 상주에서 열심히 할 것이다. 상주 다녀와서도 꿈꾸던 큰 무대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 열심히 해 김학범 감독님이 눈여겨봐주시면 좋겠다. 구단과 이야기는 한 바가 없다.

- 병역 문제와 관련해 수술 2번을 했다고 들었다. 4급 판정을 받았다는 말도 있다.
프로 2년차에 무릎을 수술했다. 한 쪽이 안 좋아서 진단을 받아서 양쪽 다 받았다. 4급 받은 상태는 아니다. 상주 상무에 가고 싶다.

- 월드컵 전에는 주전으로 꼽히진 않았다.
스웨덴전 전에 미팅을 하면서 알았다. 스웨덴이 공중볼이 강한 팀이다. 김승규, 김진현 선수도 똑같이 준비했겠지만, 나름대로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래서 선방도 펼친 것 같다. 신태용 감독님도 그 흐름을 이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용해주신 것 같다. 국민을 생각하면서 모든 것을 쏟았다.

- 어떤 준비를 했나.
더 과감하게 하려고 훈련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줬다. 김승규, 김진현 선수가 나갔더라도 잘했을 것이다. 기회가 오면 팬들이 원하는 골키퍼의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잠도 안 자고 분석했다. 수비 범위를 넓히려고 노력했다.

- 겁난다고 말을 했었다.
1인1실이었다. 개인적인 소통이 쉽지 않아서 동료도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서 아내에게 손 편지를 썼다. 부담감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 김병지, 이운재 선수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두렵기도 했지만 팬들 생각하면서 경기를 잘할 수 있었다.

- 해외 진출을 준비하면서 어떤 점을 보완하려고 하나.
리그에서 준비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리그랑 똑같이 경기했다. 관심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유럽으로 가게 된다면 피지컬도 중요하고, 트렌드에 맞게 발밑도 좋아야 한다. 말랐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팀에 가면 보완할 생각이다.

- 롤 모델은.
김병지 선수를 좋아했다. 드리블도 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 노이어도 실수는 했지만 그 자신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데 헤아의 개인적인 팬인데 ‘좋아요’를 눌러줘서 고마웠다.

- 인기를 실감하는지.
집이 포항이다. 포항에서 KTX에서 내리지 못할 정도였다. 그때 인기를 실감했다.

- 심리 치료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선수들은 누구든 실수할 수 있다. 독일전에서 장현수 선수가 보여주지 않았나.

- CF도 많이 찍고 있다. K리그에도 관심이 있다.
더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 K리그를 더 알려야 한다. K리그 선수들이 잘했다. 더 알리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 스웨덴전에 나선 조현우.

- 신데렐라처럼 떠올랐다.
처음 대표팀에 갔을 때 두 번째든, 세 번째든 뽑히는 걸로 감사했다. A매치를 밖에서 보고 뛰어도 봤다. 저만의 스타일을 팬들께 더 잘 보여드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대구FC의 조현우를 알리게 돼서 기쁘다. 유럽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김승규 선수가 스웨덴전 전에 “나가서 보여주라”고 했었다. 이번에 그 능력을 보여줬으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월드컵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결정적인 장면은.
강점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활동 범위다. 안정감을 느끼신 것 같다. 그래서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 크로스 상황에서 많이 나가고 하는 자신감 있는 경기력 덕분인 것 같다. 전반전 1대1 찬스에서 허벅지로 막은 게 있다.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움직이더라. 훈련하고 분석한 결과다. 그게 선수들에게도, 자신에게도 자신감을 줬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 손편지 준비는.
경기 전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다가 호텔에 있는 종이에 써서 카카오톡으로 아내에게 보냈다. 털어내니 경기는 잘된 것 같다.

- FC서울전을 앞두고 있다.
많은 팬들이 와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월드컵은 월드컵이고 과거일 뿐이다. 월드컵에서 보여드린 경기력을 기대하고 계실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유럽 진출 희망 리그나 가고 싶은 곳은.
병역 문제가 걸려 있어 조심스럽다. 기회가 되면 나가고 싶다.

- 멕시코전 도중 ‘포기하지마!’라고 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상황이었다. 그 전 장면에서 손을 맞고 코너킥이 된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가까이 모인 상황이라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 장면 외에도 할 수 있다고 선수들끼리는 항상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 팬은 한국의 조현우를 주로 알 것이다. 대구의 조현우는 어떤 선수인가.
월드컵에 처음 나왔을 때 많은 팬들이 잘 모르셨을 거다. K리그 팬분들은 아셨을 것 같다. K리그에서 선방과 퍼포먼스를 대표팀에서도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다. 서울과 경기부터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한 경기 못했다고 멀어지지 마시고, 끝까지 응원해 달라. K리그에 저 말고도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 대구는 어떤 팀인가.
대구는 하위권이어서 수비만 하는 것 같지만, 공격도 잘한다. 외국인 선수들이 뛰어나다. 새로 들어온 브라질 선수들이 좋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 골맛으로 기뻐하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시면 고맙겠다.

- 경기를 하다가 실수도 있었다.
실수했다고 흔들리고 그런 것은 전혀 없다.

-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처음엔 2부리그에서 발탁됐다.
선수가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상상 이상이다. 포기하는 마음이면 문제가 있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해 경기를 뛰지 못할 때도 출전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상황도 즐겼으면 좋겠다. 그럼 어느 순간엔 출전할 수 있고 좋은 순간도 온다. 부담감을 내려놓으면 좋겠다.

- K리그를 사랑해 달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좋은 선수들이 많다.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것이다. 열심히 하고 팀에 헌신한다. 축구에 관심을 쏟아주시면, 또 K리그를 사랑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 K리그에서 가장 두려운 공격수, 꼭 한 번 붙어보고 싶은 선수는.
크게 생각은 안해봤는데, 이번에 다녀오니 문선민 선수가 두려운 것 같다. 워낙 가진 것이 많은 선수다. 무대에 상관없이 손흥민과 한 번 붙어보고 싶다. 흥민이도 은퇴 전 K리그에 오겠다고 했다. 의미있는 경기였던 것 같다.

-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강현무, 송범근과 경쟁할 수 있다.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다.

- 2013년 입단한 원클럽맨이다. 경기력에 비해 평가가 낮았다는 말이 있었다. 대구FC가 시민구단이라 그런 경향이 있다. 
외신 기자가 독일전에서 최고의 선방을 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대구에서 더 많은 선방을 했다고 말했다. 1부리그에 있건, 2부리그에 있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과소평가 이야기가 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축구가 발전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쳐야 할까.
스웨덴전 전에 긴장했다는 것을 느꼈다. 직접 해보니 해볼만 하더라. 아시아 선수들이 사실 ‘쫄고’ 들어가는 점이 있는 것 같다. 흥민이가 독일이 더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선수들도 유럽에 나가 경험을 많이 쌓으면 좋을 것 같다. 처음부터 자신감을 갖고 들어가면 전반전부터 좋은 경기력이 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독일전이 중요했다. 앞으로 어떤 경기력이 나올지 모르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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