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의 부임 기자회견 ⓒ곽혜미 기자
▲ 신태용 감독이 선택한 독이 든 성배

[스포티비뉴스=신문로, 박주성 기자] 1년 전 오늘 신태용호가 출항했다. 파란만장했던 1년이 지나고 신태용 감독은 다시 신태용 후보가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국가대표감독선임소위원회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230분가량 이어졌고 430분 브리핑을 시작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마치고 가진 첫 회의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건 신태용 감독의 거취였다.

신태용 감독은 딱 1년 전 오늘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대표 팀 감독으로 등장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상황, 대표 팀은 월드컵 진출이 불안했다. 남은 2경기에서 자칫 잘못할 경우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은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나는 슈틸리케 감독과 생각이 다르다. 전임 감독이 쓴 선수를 다 쓴다고 보장할 수 없다. 내 철학에 맞는 선수를 뽑겠다. 누구를 뽑든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이긴다는 목표로 선발하겠다. 모든 걸 그 2경기에 맞추겠다고 했다.

대표 팀은 숙적 이란과 우즈벡을 상대로 실점을 내주지 않고 무승부를 거두며 목표였던 월드컵 진출을 이뤘다.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인 공격을 버리고 수비적인 축구로 결과에 집중했다. 그렇게 신태용호의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는 시작됐다.

▲ 김판곤 위원장 ⓒ곽혜미 기자

이후 대표 팀은 유럽 원정을 떠났다. 이는 신태용호가 흔들리게 된 시작이었다. 러시아전에서 2-4로 패배했고, 모로코전에서는 1-3으로 무너졌다. 형편없는 경기력에 팬들은 분노했고, 신태용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가 달라졌다.

국내 평가전에서는 분위기가 회복됐다.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2-1로 꺾었고 세르비아와 1-1로 무승부를 거둔 것이다. 이후 동아시안컵에서 라이벌 일본을 4-1로 대파하며 무패우승을 차지해 신태용호에는 순풍이 불었다.

터키 전지훈련에서도 3경기에서 21무를 기록한 대표 팀은 북아일랜드, 폴란드전에서 2연패하며 다시 흔들렸다. 월드컵 출정식에서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1-3으로 패배해 불안한 가운데 러시아로 향했다.

그 불안한 기운은 본선에서도 이어졌다. 모든 걸 건 1차전 스웨덴전에서 패배했고, 2차전인 멕시코전에서도 무너졌다. 다행히 마지막 독일전에서 2-0이라는 믿을 수 없는 승리를 차지했고 대표 팀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몽규 회장은 신태용 감독이 공도 있고 과도 있는데, 너무 과감하고 지나치게 부각된 게 있다. 공과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측면도 나쁜 측면도 같은 성질에서 나온다. 더 좋은 감독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년의 짧고 굵은 여정이 끝난 후 협회는 신태용 감독을 다시 후보로 뒀다. 다양한 옵션이 있었지만 협회는 공정한 경쟁을 선택했다. 독이 든 성배를 들었던 신태용 감독은 파란만장한 1년을 보내고 다시 후보의 한 사람으로 돌아갔다.

◆ 신태용호 성적 및 주요 기록

총 21경기 7승 6무 8패 26득점 27실점

2017년 11월 10일 콜롬비아전 2-1 승리(신태용호 첫 승)

EAFF E-1 챔피언십 2017 2승 1무 대회 우승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승 2패 조별 리그 탈락

▲ 신태용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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