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에게 '생일주'를 건넸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그딴 술은 안 마신다"며 거부했다.
두 파이터가 정식으로 얼굴을 맞댔다. 맥그리거와 누르마고메도프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뜨거운 '입씨름'을 벌였다.
남자들끼리 만남에 술이 빠질리 없었다. 맥그리거는 최근 자신이 론칭한 아일랜드산 위스키 '프로퍼 트웰브(Proper Twelve)'를 들고나왔다. 자리를 가리지 않는 빛나는 영업력을 보여줬다.
맥그리거는 "모두와 한 잔 하려고 가져왔다. (경비가 삼엄해) 큰 병은 못 가지고 나오게 할 것 같아서 작은 병을 가져왔다(웃음). 내 뒷주머니에 뭐가 들었는진 경비원도 몰랐을 거다. 여기 모인 좋은 사람들과 프로퍼 트웰브로 축배를 들이키고 싶다. 나는 병나발이라도 불 거다. 기분 최고니까"라며 호기롭게 운을 뗐다.
이어 "위스키 1병을 다 비우고 나면 여기 옆에 멍청하게 앉아 있는 사람(누르마고메도프)과 무슨 일을 벌이지 나도 모른다. 장담할 수 없다(웃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들 잘 알지 않나. 그러니 뒤에 있는 사람들, (내가 열받지 않도록) 플라스틱 컵이라도 좀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위협적인 1차 영업을 끝냈다. 이후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와 술잔을 부딪혔다. 흡사 CEO 회동 같았다. 맥그리거는 "정말 고맙다. 늘 당신에게 신세를 진다. 우린 앞으로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건배사를 외쳤다.얼근한 취기를 느끼는 듯했다. 맥그리거 두 뺨에 분홍빛 물이 들었다. 그러자 누르마고메도프에게도 거푸 잔을 권했다. 현 라이트급 챔피언이 입을 열 때마다 말허리를 끊고 위스키를 건넸다.
맥그리거는 "오늘(21일) 생일을 맞은 누르마고메도프와 나, 그리고 화이트 대표가 함께 프로퍼 트웰브를 맛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자기 말을 이어 가는데 집중했다. 그는 "나는 맥그리거를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케이지에 들어가서는..."이라고 말하는 순간, 맥그리거가 또다시 끼어들었다.
맥그리거는 "왜, 마음에 안 드는가? 오늘(21일)은 하빕, 너의 생일이지 않나. 생일 축하한다, 하빕. 한잔해!"라고 소리쳤다.
누르마고메도프가 거절했다. "나는 술을 안 마신다"며 굳은 표정으로 거부 의사를 보였다. 맥그리거는 끈질겼다. 왜 마시지 않느냐고 익살스런 표정으로 빈정댔다. 원래 술을 안 먹는다는 답이 돌아오자 "파티 열면 제일 잘 놀게 생겼으면서 괜히 튕긴다. 싱거운 녀석!"이라며 비아냥 수위를 더 높였다.더는 참지 못했다. 누르마고메도프가 발끈했다. "그런 (저질) 술은 입에도 안댄다"며 맥그리거가 론칭한 위스키를 '디스'했다.
맥그리거는 자타공인 UFC 최고 '광대'다. 상대가 미끼를 덥석 물자 이때다 싶어 달려들었다. 표정을 싹 바꾸고 몸동작을 큼직하게 하며 소리쳤다. "넌 나한테 걸리면 죽는다, 하빕! 네가 안 마신다니 그럼 여기 화이트와 내가 대신 마셔주겠다. (화이트를 바라보며) 내 술을 거부하는 나쁜 녀석들은 우리가 해치워줍시다"라며 무대에서 과장된 즉석 연기를 펼쳐 보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짧게 한숨 쉬었다. 이 자리가 얼른 끝나길 바라는 듯했다. 기자진과 질의응답이 끝나고 파이팅 포즈를 취할 때도 어떤 액션도 보이지 않았다. 빠르게 연단 아래로 내려갔다. 맥그리거는 끝까지 빈정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하빕, 너 어디 가니. 겁먹은 거니"라며 누르마고메도프 등을 향해 소리쳤다. 화이트 대표는 중간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 편의 코미디 콩트 같았던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관련기사
- 치어리더 박기량, 감탄사 나오는 섹시 각선미
- '가장 성공한 韓파이터'…정찬성이 강조한 'One Goal'
- 하빕·맥그리거 '입씨름 In 뉴욕'…21일 스포티비 나우 생중계
- 정찬성 "에드가 잡고 타이틀전 갈 것…하빕 勝 예상" (영상)
- [UFC] "입장권은 위스키 2병"…일타삼피 노린 맥그리거
- 전 UFC 챔프 바라오, 5.75파운드 계체 초과 '망신'
- [오피셜] 부산 이어 토론토서 만나는 셰브첸코 vs 옌드레이칙, UFC 女플라이급 타이틀전
- 헤비급 챔프 앤서니 조슈아 22연승…"디언테이 와일더 붙자"
- [UFC] '특수부대 출신' 산토스, 앤더스에게 3R TKO승…건재 알린 노게이라
- 전 UFC 챔프의 몰락…바라오, 신인에게 판정패 '3연패 수렁'
- "하빕 최대 약점은 全라운드 승리…영광이 발목 잡을 덫"
- [스포츠타임] 'TKO패' 에릭 앤더스 "신혼 첫날밤처럼 피곤해서…"
- [UFC] 실마리 제공…하빕이 주목해야 할 '맥그리거 명승부 5선'
- [UFC] 반박에 재반박…'내부고발자설' 휘말린 존 존스
- [UFC] '하빕 구린내'까지 건드린 맥그리거…성역은 없다
- [스포츠타임] 구스타프손, 존스와 UFC 잠정 타이틀전 제안
- 타이론 우들리가 내다본 UFC 229, 그리고 '그 이후'
- '신중한 태클' 美매체…"맥그리거는 과대평가된 파이터"
- [굿모닝 UFC] 포이리에-디아즈 "라이트웰터급(165파운드) 신설됐다" 주장
- [UFC] '한마음 한뜻' 구스타프손-존 존스…서로를 원한다
- [UFC] 맥그리거의 전 동료, 하빕 훈련 캠프 합류
- [UFC] 복귀 시점·라이트급 출전…입장 밝힌 생피에르
- RNG와 질긴 인연…'가을 젠지'가 넘어야 할 만리장성
- UFC 대표 "존스 vs 구스타프손 2차전, 연말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