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비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골프 여제' 박인비(KB금융그룹)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인비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시간도 많이 남았고 그때 제가 국가 대표가 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래도 도전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는 이후 손가락 등 부상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미국 여자 프로 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그린으로 돌아온 박인비는 공동 25위로 컨다션을 조절했고 지난 5일 끝난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16개월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박인비는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박인비는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013년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박인비는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 대회로 승격하기 이전인 2012년 정상에 올랐지만 당시에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었다는 트집인 셈이다. 

박인비는 "많은 분께서 에비앙 챔피언십도 우승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며 "저도 메이저 대회 승격 이후에도 우승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가 저와 잘 맞는 편은 아니라서 쉽지 않겠지만 역시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PGA 투어에서만 18승을 거두는 등 세계 여자 골프를 평정한 박인비지만 국내 대회 우승이 없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박인비는 "올해 제주 삼다수 대회와 국민은행 대회 등 2∼3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국내 팬 여러분 앞에서도 우승하는 장면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대회 4라운드에서 '신기의 퍼트' 실력을 뽐낸 그는 "그날은 제 능력의 99%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박인비는 "1, 2 라운드는 제 기량의 70%, 3라운드는 60% 정도가 나왔다"고 돌아보며 "매일 그 대회 4라운드처럼 퍼트가 잘될 수는 없겠지만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큰 대회에서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퍼트를 잘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집중력"이라고 답했다. 박인비는 "물론 타고난 감각이나 라이를 잘 보는 점도 있겠지만 퍼트가 잘되는 날에는 집중력이 달라지는 것 같다"며 "퍼트는 너무 깊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퍼트는 내가 잘 쳐도 홀이 공을 외면할 때도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걸 왜 안되는지 고민하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더 안 풀리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2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박인비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하는 파운더스컵에 출전한다. 박인비는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새로운 마음으로 나서겠다"며 "이번 시즌 자체가 제게는 골프 인생의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우승으로 얻은 자신감을 계속 이어 가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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